"제 꿈은 디지털 교육자인데, 고교학점제 덕분에 문·이과 수업을 여러 개 들을 수 있게 됐어요."
올해 3월부터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전면 시행된 '고교학점제'가 교실 풍경을 바꾸고 있습니다.
대학생처럼 수업 골라 듣는 고등학생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게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고 학점을 취득해 졸업하는 제도입니다. 학생들은 3년간 총 192학점을 이수해야 졸업이 가능하며, 1학년 때는 공통과목 위주로, 2~3학년은 선택과목 중심으로 수업이 운영됩니다.
"일반 학교를 가면 '디지털교육자'가 아닌 그냥 선생님이 꿈이라고 했을 것 같다"며 "앞으로도 고교학점제를 통해 디지털 역량을 더 키우고 싶다"고 말하는 당곡고 2학년 심지민 양의 목소리에서 학생 맞춤형 교육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진로 맞춤형 교육과정, 학생들의 만족도 높아
고교학점제의 핵심은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꿈이 앱 개발자라는 학생은 진로에 맞게 기하, 물리 등의 과목과 함께 스마트콘텐츠 실무 수업을 선택해 듣고 있습니다.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야 내신 따기가 더 쉽다고 생각한다"는 말처럼, 학생들은 자신의 관심사와 능력에 맞는 과목을 선택함으로써 학습 동기와 집중도가 높아지는 효과도 있습니다.
수업을 진행한 교사는 "학생들이 자기 진로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기 때문에 집중도가 상당히 높다"며 "본인들의 진로와 관련한 프로젝트 위주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직접 수행할 프로젝트도 다 선정하고 발표까지 진행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학교 간 경계를 허무는 '공유캠퍼스'
만약 재학 중인 학교에서 듣고 싶은 과목이 개설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할까요? 이럴 때 활용되는 것이 '공유캠퍼스' 시스템입니다. 당곡고는 인근의 수도여고, 신림고와 함께 '공유캠퍼스'를 운영하며 교육과정 및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유캠퍼스를 통해 학생들은 세계문제와 미래사회, 스페인어, 스마트콘텐츠 실무 등 다양한 특색 과목을 접할 수 있습니다. 학교 간 경계를 허물어 학생들의 선택권을 넓히는 이 시스템은 고교학점제의 중요한 축이 되고 있습니다.
고교학점제의 과제: 교원 확보와 행정 지원
물론 첫 시행 과정에서 여러 과제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교원 인사발령 주기(1년)와 고교학점제의 학기 단위가 맞지 않아 교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선희 수도여고 교감은 "특정 교과에 선택과목, 공통과목이 몰릴 경우 미술 선생님은 2명인데, 3명에 준하는 수업 시수가 발생한다"며 "부득이하게 시간강사 등을 투입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교사들의 행정 업무 부담도 늘어났습니다. 출결 관리가 복잡해지고 시스템이 학교 상황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교사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진로 설계 지원이 관건
고교학점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진로 설계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를 위해 4월에는 선택과목 수요 조사를, 5월에는 학부모 대상 교육과정 설명회와 학생 대상 교육과정 박람회를 진행합니다. 5~7월에는 선택 과목 상담에 들어가며 진로 상담을 적극 지원할 계획입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고교학점제는 학생 한명 한명이 모두 소중한 존재로서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실험에 도전하는 용기 있는 결단"이라며 "고교학점제 운영 현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선생님들의 짐을 덜어드릴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고민하고 보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고교학점제는 단순한 학점 이수나 졸업 제도의 변화가 아닌,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교육 개혁입니다. 앞으로 이 제도가 어떻게 발전하고 안착할지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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