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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방송 중단된 이란 국영방송: 이스라엘의 공습, 중동의 운명을 가르다 - 이스라엘과 이란의 격돌 심층 분석

틈새일기 2025. 6. 17. 08:24

중동의 긴장감이 연일 고조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이란 국영방송국에 대한 충격적인 공습은 이미 심화될 대로 심화된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분쟁이 이제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흘째 공격을 주고받으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피해 속에서, 국제 사회는 이들의 갈등이 불러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란 국영방송 공습: '진실의 목소리'를 겨냥한 공격

생방송 중단 사태의 전말

현지 시각 지난 16일 오후 6시 30분쯤, 이란의 수도 테헤란 북부 3구에 위치한 이란 국영방송(IRIB) 본사가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두 차례 공습을 당했습니다. 당시 IRIB는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규탄하는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폭발음과 함께 스튜디오 천장이 무너지고 짙은 회색 연기가 차오르자 여성 앵커는 혼비백산하며 스튜디오에서 대피했습니다. 심지어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치는 소리까지 송출된 뒤 방송은 일시적으로 끊겼습니다.

방송 재개 후 화면에는 "프로그램이 중단 없이 생중계로 재개되고 있다", "이란 국영 TV의 건물 중 하나를 잔인하게 표적으로 삼아 공격했다"는 자막이 표시되었습니다. IRIB 측은 이번 공격이 "단순한 건물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국가의 발언권과 보도권, 저항권 등에 대한 공격"이라며, "언론 기관을 표적으로 삼는 것은 진실이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한 이스라엘의 절박한 행동"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공습 약 1시간 전 X(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의 선전·선동 도구인 방송 매체가 곧 사라질 것"이라며 테헤란 3구 주민들에게 대피 경고를 발령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경고는 IRIB 본사가 주요 타격 목표였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놀랍게도 폭격 당시의 앵커는 별다른 부상 없이 수 분 후 예비 스튜디오에서 방송에 복귀하여 진행을 이어갔습니다. 이는 이란 측이 폭격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생방송을 강행했음을 보여주며,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첨예한 대립 속에서 양측의 선전전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드러냅니다.

 

이스라엘의 정당화와 이란의 반발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습에 대해 "이란군이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던 통신센터를 정밀 타격했다"고 주장하며, 해당 건물이 "민간 활동으로 위장해 시설의 자산과 운용을 은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공격에 앞서 민간인들에게 효과적인 사전 경고를 제공하고 민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밀하게 공격을 수행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테헤란 3구 지역은 IRIB 본사 외에도 경찰서, 4개의 병원, 고급 주택가, 카타르, 오만, 쿠웨이트 대사관, 유엔 사무소 등 민간 시설이 밀집해 있어 민간인 피해 우려가 제기될 수 있는 지역입니다.

핵 시설 파괴를 명분으로 시작됐던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이 이제는 이란 내 사회기반시설로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며, 이는 단순히 군사적 목표를 넘어 이란 정권을 압박하고 내부 민심을 흔들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 국민의 80%는 '신학 깡패들(theological thugs)'을 버리고 있다"고 발언하며 이란 정권 교체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심리전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이란 양측의 충돌은 단순한 군사적 대치를 넘어선 복합적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확전의 위기와 외교적 움직임: 휴전의 갈림길

이란의 휴전 및 핵 협상 재개 제안

이스라엘의 압박이 거세지자, 이란은 다급히 휴전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란은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등 걸프 지역 3개국에 중재를 요청하며 상호 공격 중단과 핵 협상 재개를 원한다는 신호를 이스라엘과 미국에 보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이 보도했습니다. 이란은 특히 미국이 이스라엘의 공격에 가담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전제로 핵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만약 미국과의 협상이 재개되지 않는다면 핵 프로그램을 가속하고 전쟁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고 아랍 국가들에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수드 페제스키안 이란 대통령 또한 튀르키예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란은 "전쟁의 악순환 확장"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스라엘이 공격한다면 "그에 상응한" 보복에 나서겠다고 다짐하며, "이란이 이번 전쟁을 시작한 것이 아니지만, 공격 수준에 맞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튀르키예는 "이번 갈등을 낮추고, 핵 협상이 재개되도록 돕는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하며 중재의 뜻을 내비쳤습니다.

이스라엘의 강경 기조와 미국의 중재 노력

이란의 휴전 제안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당장 무력 공방을 중단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스라엘은 제공권을 장악한 상황에서 이란 정권을 더 약화시키기 위해 공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스라엘 내에서는 전쟁 지지 여론이 이어지고 있어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 압박에 쉽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심지어 이스라엘이 조만간 지하 구조물을 뚫고 들어가 폭발하는 고성능 '벙커버스터'를 요청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는 이란의 지하 깊은 곳에 있는 핵심 우라늄 농축 및 저장 시설을 공격하는 데 필요한 무기입니다.

이러한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고조되자 미국은 중동에 항공모함을 추가 배치하고 다수의 공중급유기를 이동·전개하며 군사력을 집중, 사태 안정화에 나섰습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유럽 국가들은 이스라엘과 이란에 분쟁 완화와 지역 안정 훼손 방지를 촉구하며, 에너지 시장 등의 안정 보호에 나설 것이라는 공동성명을 준비 중입니다.

충돌의 여파: 피로 물든 전장과 요동치는 경제 지표

심화되는 인명 피해와 공격 대상 확대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나흘째 이어지면서 인명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이란 보건부는 15일까지 사흘 동안 최소 224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으며, 이스라엘 총리실에 따르면 13일 이래로 24명이 사망하고 592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해집니다. 이 중 10명은 위독한 상태입니다.

공격 대상 또한 군사 시설을 넘어 민간 시설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간밤에는 이란 미사일들이 이스라엘 정유 시설과 전력망 한 곳을 타격했습니다. 반면 이스라엘은 이란 핵 시설은 물론이고, 세계 최대 가스전도 공격했습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란이 지난 나흘 동안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370발과 드론 수백기를 날려 보냈으며, 이로 인해 이스라엘 30곳이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16일 새벽 이란은 초음속 탄도미사일을 활용해 이스라엘 텔아비브, 하이파, 브네이브라크 등을 공격했고, 이로 인해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 분관 일부도 손상되었습니다. 이스라엘 공군은 이란에서 이란의 F-14 전투기 2대를 격추했다고 밝히며, 양측 간의 공중전 또한 벌어지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

중동의 불안정한 정세는 즉각적으로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주말 사이 계속된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휴전과 협상을 제안하고 있다는 소식에 지난 금요일 급등했던 시장 지표들에서는 대부분 되돌림이 나타났습니다.

전 거래일 7%가량 뛰었던 유가는 크게 빠져 WTI와 브렌트유는 각각 1.66%, 3.32% 하락했습니다. 이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에너지 시설을 공습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석유수출 시설은 공격받지 않았고 호르무즈 해협도 봉쇄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었기 때문입니다. 금 가격 역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해지면서 1.43% 떨어졌습니다. 반면 천연가스 가격은 급등세를 이어갔는데, 이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가스전, 천연가스 공장 등 핵심 에너지 시설을 무차별 공격했기 때문입니다. 세계 2위 천연가스 매장국인 이란의 상황은 가스 수출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를 키웠습니다.

미국의 경제 지표 또한 중동 정세와 맞물려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6월 뉴욕주 제조업 지수는 예상보다 크게 부진한 -16을 기록하며 4개월 연속 위축세를 이어갔습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여파로 인한 신규 주문 감소와 출하 부진, 고객 수요 약화를 의미합니다. 다만, 기업들의 판매가를 반영하는 수취 가격 지수는 큰 폭으로 올라 추후 소비자 물가가 오를 수 있다는 경고를 남겼습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유럽 증시는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더 확전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며 일제히 상승 마감했습니다.

결론: 중동의 미래,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

현재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긴장은 전쟁과 휴전이라는 두 가지 극단적인 시나리오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란의 휴전 제안과 미국의 중재 노력은 한편으로는 확전을 막으려는 시도로 보이지만, 이스라엘의 강경한 태도와 정권 교체 의지는 또 다른 위험 요소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스라엘의 목표가 단순히 핵 시설 제거를 넘어 이란 정권 자체를 흔드는 것이라면, 분쟁은 훨씬 더 복잡하고 장기적인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습니다.

중동 지역의 평화는 단지 역내 국가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경제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입니다. 국제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중재 노력 없이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언제든 걷잡을 수 없는 재앙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