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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석, 마약 수사 무마 의혹의 긴 여정: 5년 8개월 법적 공방 끝 대법원 최종 판결

틈새일기 2025. 7. 18. 14:20

 

양현석, 마약 수사 무마 의혹의 긴 여정: 5년 8개월 법적 공방 끝 대법원 최종 판결

YG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 양현석 씨가 소속 가수의 마약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한 법적 다툼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2016년부터 시작된 이 사건은 오랜 법적 공방을 거쳐 대법원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면담강요 혐의에 대해 유죄가 확정되면서 그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판결은 연예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온 사안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사건의 발단: 한서희의 제보와 수사 무마 의혹

이 사건의 시작은 2016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연습생이었던 한서희 씨는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어 수사를 받던 중, YG 소속 그룹 아이콘의 전 멤버 비아이(본명 김한빈)의 마약 구매 혐의를 진술했습니다. 그러나 한 씨는 이후 진술을 번복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됩니다. 한 씨는 경찰이 비아이의 마약 정황을 확보하고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으며, 그 중심에 양현석 씨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 씨의 주장에 따르면, 양현석 씨는 그녀를 직접 만나 "너 하나 없애는 건 일도 아니다"라며 회유하고 협박하여 비아이의 마약 관련 진술을 번복하도록 강요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주장은 2019년 6월 한 씨가 국민권익위원회에 해당 사실을 제보하면서 공식적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국민권익위원회는 2020년 관련 자료를 검찰에 이첩하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연예 기획사 대표가 소속 연예인의 마약 수사에 개입하려 했다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이 컸습니다.

비아이 역시 2021년에야 뒤늦게 재판에 넘겨져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받았습니다. 이는 양현석 씨의 마약 수사 무마 시도 의혹과 별개로 비아이 본인의 마약 혐의가 법적으로 인정된 결과입니다.

복잡했던 재판 과정: 1심에서 대법원까지

양현석 씨에 대한 재판은 초기부터 복잡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검찰은 애초 양현석 씨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 협박 혐의를 적용하여 기소했습니다. 이는 제보자의 진술에 대해 보복성 협박을 가했다는 혐의였습니다.

1심 판결: 보복협박 혐의 무죄

2022년 12월에 열린 1심 재판부는 검찰이 징역 3년을 구형했음에도 불구하고, 양현석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구체적·직접적 해악을 고지해 협박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한서희 씨의 진술이 일관적이지 않고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도 무죄 선고의 이유 중 하나로 작용했습니다. 양현석 씨의 발언이 한서희 씨에게 공포심을 주기에 충분하다는 범죄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본 것입니다.

2심 판결: '면담 강요죄'의 등장과 유죄

1심의 무죄 판결에 불복한 검찰은 항소했고, 2심에서 주된(주위적) 혐의 외에 '면담 강요죄'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하는 취지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를 허가했습니다. 면담강요죄는 '서로 만나 이야기하는 것을 억지로 요구하는 것, 또는 원하지 않는데도 자유의사에 반해 서로 만나 이야기하는 것을 억지로 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위력이란 폭행·협박은 물론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력 등을 포함합니다.

2023년 11월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의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양현석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보복 협박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했지만, 추가된 면담강요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양현석 씨가 국내 대형 연예기획사의 실질적 대표라는 지위를 이용해 위력으로 진술 번복을 요구했으며, 피해자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위력을 행사했다고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양현석 씨의 질타 및 회유 등의 발언이 우월한 지위에서 오는 심리적 압박과 부담을 주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로 인해 사법기관에서의 자유로운 진술이 제약되었고 형사사법 기능의 중대한 사회적 법익이 침해되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대법원의 최종 판단: 원심 확정

2심 판결에 불복한 양현석 씨 측은 상고했지만,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2024년 5월 18일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특정범죄가중법이 정한 정당한 사유, 위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이로써 양현석 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의 형이 확정되었으며, 비아이의 마약 수사를 무마하려 한 혐의에 대한 법적 공방은 최종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양현석의 입장과 향후 행보

대법원의 판결이 내려진 직후 양현석 씨는 YG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그는 "이번 대법원의 판결에 대하여 아쉬운 마음이지만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처음 기소되었던 '보복 협박죄'에 대해서는 1심과 2심 모두 무죄 선고로 확정되었지만, 2심 진행과정에서 검찰 측이 '면담 강요죄'라는 생소한 죄명으로 공소사실을 변경하는 바람에 5년 8개월에 걸친 긴 법적 논쟁 끝에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받게 됐다"고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양현석 씨는 또한 "앞으로 더욱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본연의 업무에 매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그가 이번 사건을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활동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가 연예계에서 오랜 기간 쌓아온 경험과 영향력을 바탕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사건의 의미와 시사점

이번 양현석 씨의 유죄 확정 판결은 단순히 한 개인의 법적 문제를 넘어 연예계 전반에 걸쳐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특히 대형 기획사의 실질적 대표가 가진 지위와 권세가 어떻게 사용될 수 있으며, 이것이 사법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법원이 '위력'의 범위를 넓게 해석하여 단순히 물리적인 협박뿐 아니라 사회적 지위를 이용한 압력까지 포함시킨 점은 향후 유사한 사건에 대한 중요한 법적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5년 8개월에 걸친 긴 법정 논쟁은 우리 사법 시스템이 복잡하고 다양한 혐의에 대해 얼마나 면밀하게 접근하는지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검찰의 공소장 변경과 법원의 판단 변화 과정은 법적 쟁점이 어떻게 발전하고 진화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번 사건은 연예 산업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법 행위와 이에 대한 책임 소재를 더욱 명확히 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또한, 공익 제보의 중요성과 제보자 보호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는 역할도 했습니다. 양현석 씨의 마약 수사 무마 시도 의혹과 그에 대한 최종 판결은 앞으로도 연예계와 사법계에 깊은 시사점을 남길 것으로 보입니다.